이야기 속의 이야기 : 액자 구조, 서사의 기능, 활용 예와 창작 팁

 

 

이야기 속에 이야기를 만들어 서사를 만드는 방식, ‘서술 속의 이야기’는 문학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구성 기법입니다. 이를 두고 흔히 '액자 구조'라고 부릅니다. 이 기법은 이야기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 있는 형식을 말합니다. 마치 액자 안에 그림이 들어 있듯이, 하나의 서술 안에 또 다른 서술이 들어 있는 것이죠. 이 구조는 독자에게 다양한 시점과 해석을 제공하며, 이야기의 깊이와 상징을 더해줍니다. 특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거나, 복잡한 구조 속에서도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게 만드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액자 구조는 단순히 이야기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물 간의 거리, 서술자의 신뢰성, 시간의 흐름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장치입니다. 이 글에서는 액자 구조의 개념과 기능, 그리고 그것이 문학 창작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액자 구조의 개념과 서술 방식

액자 구조는 문학에서 이야기 안에 또 다른 이야기를 넣는 서술 방식을 말합니다. 이름 그대로 '액자'처럼 겉이 되는 이야기와 그 안에 들어 있는 이야기가 함께 존재하는 구조입니다. 이 기법은 단순히 재미를 주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더 깊은 이해와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는 중요한 서술 전략입니다. 기본적으로 액자 구조는 두 개 이상의 이야기 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겉이 되는 이야기에서는 보통 화자나 등장인물이 어떤 이야기를 듣거나 말하는 장면이 설정됩니다. 그 안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자신의 경험이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안쪽 이야기가 시작되죠. 이런 구조는 독자가 두 개의 이야기 흐름을 동시에 따라가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작품에서 주인공이 여행 중 만난 노인이 오래전의 사건을 들려준다면, 그 노인의 이야기가 안쪽 이야기, 즉 내포된 이야기입니다. 이때 우리는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주인공의 상황과, 과거를 말하는 노인의 이야기를 동시에 이해해야 하므로, 서술 구조가 자연스럽게 입체적으로 느껴집니다. 액자 구조의 장점은 다양합니다. 첫째,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시점의 인물이 과거의 일을 전하거나, 전혀 다른 장소의 이야기를 서술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무대가 매우 자유롭고 넓어집니다. 둘째, 화자의 신뢰성이나 해석의 여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이 다른 사람의 말을 전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독자는 "이 이야기가 과연 사실일까?"라고 의심하면서도 그 안의 상징성과 메시지를 곱씹게 됩니다. 또한 액자 구조는 이야기의 주제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기에 좋습니다. 겉 이야기에서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주제나 감정을, 안쪽 이야기에서 보다 명확하고 감성적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보다 섬세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액자 구조는 단순히 서술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과 깊이를 설계하는 정교한 장치입니다. 이야기 안에서 이야기가 또다시 펼쳐지는 이 구조는, 문학의 다층적인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액자 구조의 기능: 시점, 신뢰성, 주제 전달

액자 구조가 단순히 서술의 형식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시점의 이동, 화자의 신뢰성 확보 혹은 붕괴, 그리고 주제의 은유적 전달에 있어 액자 구조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먼저 **시점의 다양화**입니다. 일반적인 1인칭 서술에서는 독자가 오직 한 인물의 시선을 통해 사건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나 액자 구조에서는 여러 인물이 각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기 때문에, 독자는 사건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겉이야기 속의 화자가 하나의 관점을 제공하고, 안쪽 이야기의 화자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합니다. 이 두 이야기가 상호작용하면서 독자는 보다 다면적으로 사건을 바라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작품에서 한 인물이 친구의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으로 서술이 진행된다면, 독자는 그 친구의 행동을 전해 듣는 동시에,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의 감정과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는 독자가 더 넓은 해석의 틀 안에서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만들고, 사건의 본질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도록 유도합니다. 두 번째는 화자의 신뢰성문제입니다. 액자 구조에서는 이야기의 주체가 직접적인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독자는 그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작품에 긴장감을 주며, 독자가 보다 주의 깊게 서술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만듭니다. 이야기 속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말과 행동이 실제 사건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추측하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신뢰성의 유무는 단순한 ‘사실의 정확성’ 문제를 넘어서, 이야기 자체의 주제와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기억’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소설에서는 액자 구조가 자주 사용됩니다. 인간의 기억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불완전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과거의 이야기를 현재의 인물이 서술하는 형식을 통해 그 간극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주제의 상징적 전달입니다. 액자 구조는 이야기 안의 이야기를 통해 복잡한 주제를 보다 우회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인물이 겉 이야기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안쪽 이야기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이는 독자에게 정서적으로 더 큰 울림을 주며,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더욱 섬세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 됩니다. 즉, 액자 구조는 이야기의 구조적 재미를 넘어서, 시점, 신뢰성, 주제 표현에 있어 독창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하며, 작가가 문학적 깊이를 더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장치가 됩니다.

 

액자 구조의 실제 활용 예와 창작 시 팁

액자 구조는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문학 작품에 사용되었습니다. 고전부터 현대 소설에 이르기까지, 이 구조는 시대와 장르를 넘어 독자에게 서사 전달에 효과가 있었습니다. 실제 작품을 통해 액자 구조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대표적인 예는 『천일야화』입니다. 이 작품은 액자 구조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이야기의 틀은 셰헤라자드가 매일 밤 왕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입니다. 매 이야기마다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고, 어떤 이야기는 그 안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독자는 이야기의 구조 자체에 빠져들며, 각각의 서사 안에 숨겨진 교훈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 다른 예는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입니다. 이 작품은 처음 시작부터 하숙객이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독자는 하숙객의 시선으로 사건을 접하고, 그가 듣는 과거의 이야기에서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게 됩니다.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 구조는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고, 인물들의 감정 변화와 사건의 흐름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창작을 시도하는 사람에게 액자 구조는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주제 전달을 간접적으로 하고 싶을 때 직접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주제나 감정을,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면 훨씬 더 설득력 있고 감정적으로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여러 시점을 동시에 보여주고 싶을 때 단일 시점에서 놓치기 쉬운 다른 인물의 입장이나 감정을 이야기 속 이야기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인물 간의 관계와 갈등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복합 구조를 만들고 싶을 때 특히 기억, 과거 사건, 또는 전설을 다루는 이야기에서 액자 구조는 효과적입니다. 현재의 이야기와 과거의 이야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사를 이끌어갑니다. 서술자의 신뢰성을 의도적으로 흔들고 싶을 때 독자가 화자의 말이 진실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면 액자 구조는 탁월한 선택입니다. 이를 통해 작품 전체에 긴장감과 흥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액자 구조는 서사가 여러 겹으로 나뉘기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을 명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야기의 층위가 분명하지 않거나, 각각의 이야기가 잘 연결되지 않으면 독자는 혼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도 흥미를 유발하면서, 전체 이야기 안에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결국 액자 구조는 단순히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라, ‘풍부한 이야기’를 만드는 기법입니다. 잘 활용하면 독자에게 강한 몰입감을 줄 수 있고, 서사에 깊이와 의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풀고 싶은 작가라면 이 구조를 적극적으로 실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